안개가 끼어 앞차가 잘 보이질 않네요. 원주에 유명한 비건 김치만두가 있다고 하여 그곳으로 달려가 봐요. 칼국수도 유명한데 오늘 같은 날과 딱 어울릴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만두를 좋아해서 자주 먹었지만,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은 음식 중 하나가 만두예요. 기대감을 안고 안갯속을 뚫고 페달을 밟아 봅니다.
여기 3代 원주 김치만두집은 TV인간극장에 나오기도 했었어요. 전 다녀와서 예전 방영분을 찾아서 봤는데, 2代 째 맡으셨던 사장님이 대단하시더라고요. 만두소 만드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추운데도 만두 때문에 선풍기를 틀어놓으시면서 "나보다 만두가 더 중요하다!"라고 하시더라고요. 부부가 조금씩 장애를 갖고 계셔서 만두를 만들기 전에는 먹고 살기가 막막하셨다고 해요. 어머니가 꾸려가시던 만두를 이어받으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그에겐 너무도 소중하셨을 테지요. 또 가족을 돌볼 수 있게 해 준 것이 만두이기에 '나보다 만두가 더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대를 이어 가게일을 배우는 첫째 아드님을 혹독하게 가르치는 장면들이 인간극장에 여러 번 나와요. 두 분 다 이해가 됩니다만 아무리 싫은 소리를 해도 아버지 앞에서 웃으면서 일을 배워나가는 큰 아드님 성품이 참 좋아 보였어요.
3대원주김치만두는 동충주IC에서 30여분 걸립니다.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위치 :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행구로 475 1층 >>> kakaomap 바로가기
운영시간 : 10시~19시 (매주 수요일휴무)
지금은 원주 중앙시장과 행구로 두 곳을 운영하는데 저는 행구로 쪽에 있는 만두집을 다녀왔어요. 예전에도 행구로를 다녀왔었는데 이쪽 라인에 맛집들이 많이 있었네요. 안개가 낀 날이고 11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 주차장에 차들이 많았어요.
각 방송국에서 촬영을 많이 한 곳이였어요. 이런 김치만두 집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요. 전 메뉴 포장이 가능하고, 만둣국 하고 칼국수는 가져와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게 밀키트로도 판매를 하시네요.
1970년부터 가게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니 50년이 넘은 곳이에요. 일본에는 대를 이어 가게를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곳이 점점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한쪽으로 아이들 놀이방도 있고, 앉은 자리에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다 먹은 후 나가면서 계산하게 되어 있네요.
보통은 김치만두 속에도 약간씩의 고기가 들어가는데 고기를 안넣고 만드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를 물어보니 여기 원주는 모든 곳에서 김치만두를 만들 때 본래부터 고기를 넣지 않는다고 하네요. 중간중간 궁금한 것이 있어 계신 분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모든 분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네요.
추가 반찬 셀프코너도 있어요.
저는 칼국수와 물만두, 튀김만두, 양념만두를 주문했어요. 칼국수 국물이 채수로 되어 있어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고 간도 딱 맞았어요. 너무 맛있었네요. 만두는 개인적으로 물만두가 제일 맛있었어요. 재미있는 건, 자리에서 먹을 때에는 물만두가 맛있었는데 포장한 것을 갖고 돌아와서 다시 맛을 보니 튀김만두가 더 맛있더라고요.^^ 돈가스메뉴를 제외하고는 여기 있는 모든 메뉴가 비건식이라니 다음에는 옹심이 칼국수도 먹어봐야겠어요.
김치만두 25개 7,000원이라고 하여 추가로 포장해 왔습니다. 가격이 넘 착하네요.
3代 원주 김치만두집에 다녀와 생각나는 단어 있습니다. 바로 '위대하다' 라는 단어예요. 2代째 사장님의 스토리를 알고 나니 이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성실과 부지런함으로 잠도 줄이고 앞만을 바라보며, 해낼 수 있다는 의지로 달려오신 분. 이 분은 불가능을 모르는 분 같았어요. 나은 결과를 위해 온 힘을 쏟아부어 나아가는 분처럼 보였어요. 중간중간 누수가 되어 빠져 나가는 불필요함을 차단하고 그냥 장착하고 계신 성실로 밀고 나가시는 분 말입니다.
큰 아드님이 어릴 적에는 장애가 있는 부모를 부끄러워했었다는데 지금은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며 존경을 표할 정도이니 위대한 인생을 살아오신 분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김치 만두'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오늘 하루였습니다. 아마도 TV인간극장을 보고 나니 저 또한 김치만두 사장님께 위대한 감정이 느껴진 것 같습니다. '나보다 만두가 더 중요하다'는 마음으로 빚은 만두가 유명해지는 건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건 아닐까 싶어요. 2代 사장님처럼 인생을 살아가면 모두가 위대한 인생이 될 것 같습니다. '3代 원주 김치만두집'이 있어 감사한 오늘 하루입니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행구로 475 1층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마칩니다. 그럼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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