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닿은 인연이 우연일까요? 경북 영주에 있는 '어썸그린' 샐러드집을 찾아가려 했었어요. 단체손님만 받고 사전예약 해야 한다는 걸 도착 후 알게 되어 영주에서 유명한 '구구리 제빵소'로 행선지를 변경했어요. 그곳엔 비건빵이 5종류가 있었고 빵집 이름이 특이하여 물으니 '구구리'라는 마을이 예뻐서 사장님이 지은 이름이라 하시네요. 몇 가지 비건빵을 구매한 후 ▶
'구구리 제빵소'에는 작은 줄 서기가 있고, 사람들이 계속 오가고 있었어요. 여긴 빵 맛집이더라고요. 한쪽에서 계속 빵을 만들어 바로바로 진열장으로 빵이 채워지고 있었어요. 빵 만드는 작업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현미 쌀식빵과 무화과 쌀바게트, 두부브레드, 통밀깜빠뉴, 현미식빵, 유기농통밀식빵등 비건인이 먹을 수 있는 빵이 여러 종류 있었어요. 두부브레드는 두부와 찹쌀을 넣어 만들어서 부드러운 맛이 좋았어요. 무화과가 입안에서 가득 씹히는 무화과 현미바게트도 좋았는데 맛보다 건강한 빵에 더 가까웠네요.^^
◀ 구구리 마을로 향했습니다. 구구리제빵소에서 구구리마을까지는 대략 15분 정도 걸린 거 같아요. 그리 멀지 않았어요.
구구리 마을로 들어가기 3~4킬로 전쯤부터
앞이 확 틔이는 것이 넓은 평야가 눈에 들어왔어요.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요. 시야가 막힘 없이 사방 뚫려 있어 그런 느낌이 들었나 봅니다.
구구리 마을로 들어서다가 초입에서 예쁜 북카페 '구구리 책다방'을 만났습니다. 한마 터면 그냥 마을로 들어갈 뻔했었어요.
땅에 풀들이 누워있는 겨울철이라 그런지 들어가는 입구 느낌에서 영업하는 곳인지 알기가 어려웠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다방'이란 글자의 호기심만으로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운영 되고 있었어요. 시골마을에서 이런 곳을 만나다니 생각지도 못한 여정에서 만난 단비 같았습니다. 오래전 폐교된 구구초등학교 자리에 북카페를 만들었어요. 이런 비슷한 곳이 여러 곳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방문은 처음인지라 설레었습니다.
위치 : 경북 영주시 단산면 구구로 30 B동 1층 >>> kakaomap
운영시간 : 10:00 ~ 18:00 (수요일 휴무)
점심시간 파스타 비건식 가능 / 차, 커피종류
수제차 종류 이외에 커피와 다른 여러 종류의 차들이 있었습니다. 점심메뉴로 파스타 3종류가 있는데 비건식으로 가능하다시네요.
아이들 쓰는 책상 위에 현미경도 보입니다. 조그마한 책상이 정겹습니다. 이런 곳에 앉아서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죠. 세월이 참...^^
책다방이니 곳곳에 책들이 꽂혀 있겠지요. 더불어 추억들도 가득 꽂혀 있었어요.
김소월 님과 윤동주 님 시집이 메인판에 놓여 있어요.
누구나 두 분의 시 한 편 정도는 외우고 다니던 시절에 자랐던 지라 오래지만 새롭네요. ^^
아무 곳이나 편하게 앉아서 책을 보거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어요. 내부가 꽤 넓더라고요.
오랜만에 책꽂이에 가득한 책들을 만나니 반갑고 좋았어요.^^ 오늘 와야 할 곳이 마치 이곳이 아닐까 느껴지는 순간이었네요. 처음 '어썸그린' 샐러드집만 생각하고 출발했는데 생각지 못한 감성 가득한 곳으로 이끈 느낌이 듭니다.
분필 흔적이 남아있는 칠판도 정겨웠어요.
가운데에 오래된 난로가 놓여 있어요. 마음을 옛 시절로 돌려주네요. 북카페 안에 예쁜 식물들도 많았습니다. 시간여유가 있으면 오랫동안 앉아 있고 싶었어요.
'구구리 책다방'은 해인사에서 오랫동안 공부하신 분이 운영하고 계셨어요. 생긴 지는 2년 정도 되었다고 해요. 폐교된 구구초등학교자리 중 여기가 유치원 자리였데요.
옛부터 아이들이 있는 학교 자리는 각별히 좋은 터로 짓는다는 이야기가 있죠.
지금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무엇을 할지 이곳저곳 찾다가 다녀간 곳이 여기 구구초등학교 폐교였대요. 나중에 조용한 곳에서 살아야겠다 막연히 꿈꾸었는데 처음엔 이곳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고요.
시간이 지난 후 다른 지인을 통해 추천받은 곳이 또 이곳이었다는군요. 그다음부터 '구구리 책다방'을 만드는 과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고 해요. 인연이란 참 묘합니다. 끌림과 함께 가는 인연들은 비껴가기 어렵나 봅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오랫동안 뿌리를 박는다고 하시네요. ^^
느긋하게 차를 마시며 책 읽으러 시간 여유를 갖고 다시 방문해야겠어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글을 마칩니다. 그럼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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